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낚시와 힐링을 한번에 청산도 펜션
    카테고리 없음 2022. 6. 10. 04:56

     

    그동안 아무 여행도 못가서 너무 답답했어요. 거리두기가 해제된 기념이며 아버지 생신을 기념하여 가족여행을 추진하였습니다. 어디가 좋을지 고민 끝에 바쁜 일상과 도시를 벗어나 자연에서 치유받고 싶은 마음에 슬로시티 청산도로 정했습니다. 저희 가족이 즐겨온 청산도 펜션과 일정을 함께 공유해 보겠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자연애가 정말 각별해요. 그래서 이번 여행의 주제는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자연과 낚시로 잡았습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신 부모님을 위해 알찬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번 가족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신중하게 고려한 점이 숙소였습니다. 바다 근처라 낚시가 가능한 곳이고 4인 가족이 편히 쉴 수 있고 자연경관이 멋진 곳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으로 알아봤습니다.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는 곳이 유자향 펜션이었습니다. 인터넷 리뷰도 좋고 낚시로도 유명한 곳이었기 때문에 전화로 예약했습니다.

    완도 여객선 터미널을 이용해서 청산도 펜션에 왔는데요. 오랜만에 배를 타고 넓은 바다를 보니 이제야 제대로 여행을 온 기분이었어요. 숙소까지 오는 길도 너무 아름다웠어요. 청산도 낚시를 간 곳은 그야말로 절경이라는 말이 딱 맞았는데 낚시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이번 가을 방에 묵었습니다. 방 앞에 멋진 원목 데크와 바비큐 테이블이 있어 로맨틱함을 더해주었습니다. 이 테이블에 앉아 온 가족이 아침 햇살을 받으며 여유를 즐겼던 게 벌써 그립네요.

    방 내부는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더 넓고 깨끗했습니다. 5~6명이 지낼 수 있는 방이라 공간이 넉넉하고 충분했어요. 방이 넓고 층고도 높아서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식기와 취사 도구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화장실도 넓고 깨끗했습니다. 남편이 신경 써서 관리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군요. 무엇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자연의 나무 향기가 감돌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방을 대충 훑어보니 이것은 편백나무와 황토로 지은 집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 주인 아저씨께 물었더니 정말 편백나무와 황토로 건강하게 지은 집이라고 하셨죠. 아버지도 나이가 들면 꼭 이런 집을 짓고 싶다고 아주 유심히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항상 아파트를 떠나고 싶어하지만 빨리 그 소원이 이루어지길 저도 바랬어요.

    바다를 보러 가는 길에 이런 포토존이 많아서 예쁘게 사진도 찍었어요. 청산도에 오면 '슬로', '방학'이라는 글자가 특히 많이 보입니다. 복잡하고 빠른 도심에서 벗어나 가끔은 이렇게 푹 쉬는 게 여행의 진면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청산도 펜션만의 묘미인 갯바위 낚시를 하러 왔습니다. 이 펜션은 청산도 낚시로도 유명합니다. 소문에 의하면 주인 아저씨의 실력이 형편없대요. 포인트를 잘 잡아주어 장소 찾기에 망설이지 않고 편안하게 정착했어요.

    저와 어머니는 처음이지만 아버지는 낚시전문가이십니다. 물고기를 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던 엄마도 연속되는 성공에 자신감이 부쩍 올랐습니다. 이곳이 워낙 청정지역이기도 하고 다양한 어종이 있어 횟집에서 이름만 들어본 걸 직접 보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아버지가 잡은 첫 번째 사람이라 멋지게 사진도 찍어주셨어요. 제 실력으로 잡은 건지 자리가 좋은 건지 모르겠는데요. 농어가 이렇게 생겼다가 태어나서 처음 알았습니다.

    볼록이 특히 잘 떨어졌어요. 이대로 수산물 시장을 열어도 될 것 같았어요. 물고기를 잡을 때마다 제가 환호성을 지르며 리액션을 했더니 아버지가 더 즐거워하시는 것 같았어요.

    엄마가 '요새 정말 예쁘다'고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귀여웠어요. 우리 모두 멋진 자연 속에 파묻혀 상쾌한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렸어요.

    예전에는 심심하게 낚시를 왜 하나 싶었는데 이게 또 엄청난 매력이 있었거든요. 넓은 바다를 보며 물집을 잡으면 마음속의 답답함이 모두 해소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이것이야말로 지상의 낙원이었군요.

    농어의 크기를 보세요. 심지어 엄마가 잡은 농어입니다. 물론 아빠의 도움으로 아주 크고 튼튼합니다. 잘 잡혀서 우리 모두 태공망이 된 기분이었어요.

    우리가 잡은 농어, 우럭, 볼락을 맛볼 차례입니다. 워낙 살이 쪄서 우리 가족을 외롭게 맛볼 수 있어요.

    낚시왕 유자향 펜션 사장님 덕분에 물고기도 많이 잡고 회까지 먹을 수 있어서 너무 맛있었습니다. 원래 저는 회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서 막 잡아먹으니 정말 신선하고 맛있었어요. 안 마신 소주까지 3잔이나 받아 마셨더니 나중에 기분까지 좋아져서 얼마나 크게 웃고 떠들었는지 몰라요.

    항구에서 추가로 사온 탱글탱글 천연 청산도 홍합까지 제대로 즐겼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먹은 홍합은 홍합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다음날에는 여유시간이 된다는 청산도 펜션 사장님과 아버지 둘이서만 다시 낚시를 다녀왔는데 전날보다 더 낚아와서 놀랐어요. 고수끼리만 간 탓인지 시끄럽게 떨었던 제가 없어서인지 흑돔도 세 마리나 잡아와서 엄마가 제일 좋았습니다.

    청산도에 오면 유채꽃밭을 또 빼놓을 수 없어요. 청산도는 슬로길이라는 산책코스가 있습니다. 나중에 연인과 함께 이 산책코스도 마음껏 걸어보고 싶었어요. 드라이브 길조차도 너무 아름다웠어요. 다니는 곳이 그냥 풍경 맛집이에요.

    멋진 유채꽃밭에서 유유자적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저도 자연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반짝반짝 은빛 바다에서 은빛 고기가 많이 올라오는 황홀한 광경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드넓은 유채꽃밭과 우거진 숲의 자연이 주는 경외감은 정말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이번 여행의 추억 속에 청산도 펜션이 함께 있어서 더욱 특별하고 좋았습니다.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도 권덕리 범바위 근처에 위치한 유자향 펜션/게스트하우스입니다 cafe. naver.com

Designed by Tistory.